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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문학 용어사전

[디지털문학 용어 사전] 아카이브 서사

* 이 글은 하이퍼 레터 13.0(2026.03.18발행)에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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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아카이브 서사(Archival Narrative)는 축적된 기록을 가공하지 않은 상태로 배열함으로써 이야기를 구성하는 서사 형식이다. 사진 한 장, 삭제되지 않은 메시지, 검색 기록, 오래된 파일명처럼 파편적인 자료들이 하나의 기록 단위로 제시되고, 그 배열 속에서 서사가 형성된다.

 

[전통 서사와 아카이브 서사의 차이]

전통적인 소설에서 이야기는 작가가 소재를 엮어 하나의 서사를 만들고, 사건의 순서를 배열하며 인과관계를 설정하는 과정을 통해 완성된다. 이러한 서사적 틀 속에서 인물과 사건이 형성되며, 독자는 이미 작가가 마련한 구조를 따라가게 된다. 그러나 아카이브 서사는 자료가 재가공되기보다 날것의 상태로 제시된다. 기록들 사이의 관계 역시 미리 설정되어 있지 않으며, 사건의 인과와 서사의 순서 또한 고정되어 있지 않다. 이야기는 독자가 읽어 나가는 과정 속에서 형성되며, 이때 독자는 단순히 이야기를 소비하는 것을 넘어 자료 간 관계를 추론하며 자신의 해석을 설정해 나가는 위치에 놓인다.

 

기록이나 데이터의 배열을 통해 서사가 형성되는 구조는 텍스트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디지털 매체에서는 화면과 소리, 움직임 또한 하나의 기록 단위로 기능하며, 관객의 입력이나 온라인에 남겨진 자료들은 역시, 알고리즘에 의해 다시 재배치되어 새로운 조합으로 제시된다. 이때 이야기는 설명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자료들의 배열을 통해 형성된다. 기록은 단순히 보존되는 것이 아니라 실행되며 다른 기록과의 관계 속에서 의미를 생성한다.

 

 

[작품 사례]

 

아카이브 서사 작품으로는 Dracula, House of Leaves, A Visit from the Goon Squad등이 있다. 

그 중 브램 스토커(Bram Stoker)의 드라큘라(Dracula)는 인물들의 일기와 편지, 신문 기사, 전보 등 서로 다른 기록들이 이어지며 사건의 전개를 구성하는 작품이다. 이러한 기록들은 하나의 서술자가 정리해 설명하기보다 서로 다른 시점에서 남겨진 자료로 제시되며, 독자는 이를  따라가며 사건의 전체적인 윤곽을 구성하게 된다.

 

[아카이브 서사의 경험]

아카이브 서사에서 독자는 완성된 서사를 따라가기보다 흩어진 자료들을 서로 이어 보며 의미를 구성한다. 이러한 경험은 명확한 결론이나 교훈을 제시하기보다, 의미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를 유지한 채 독자를 그 사이에 머물게 한다. 익숙한 단어들이 낯선 배열로 나타날 때에는 해석보다 먼저 감각이 반응한다. 완성된 감정보다 아직 언어화되지 않은 반응이 먼저 일어나는 것이다. 이때 서사는 하나의 완결된 이야기라기보다 기록들 사이에서 잠시 형성되는 관계에 가깝다. 의미는 설명되는 것이 아니라 배열 속에서 드러난다.

 


 

글쓴이 전민주

한남대학교 국어국문창작학과 재학

-비주얼 디포엠 <감정의 팽창>(2025)
-하이퍼 디포엠 <終 ; 環> 공동창작(2025)
-비주얼 디포엠 <ER00R>(2026)
-개인 작업: EYEIN
-Instagram: @eyei_in

비주얼 디포엠 <감정의 팽창>(2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