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60) 썸네일형 리스트형 결말은 예상과 다르게 와도 된다 * 이 글은 하이퍼 레터 15.0(20226.9.23. 발행)에 게재되었습니다.하이퍼 레터 15.0 (WEB) 보러 가기하이퍼 레터 15.0 (PDF) 보러 가기 입시 학원에 다니기 시작했을 때, 나는 막연히 기대했다. 공부하다 보면 가고 싶은 학과가 저절로 생길 거라고. 그 기대는 국어 시간에 풀렸다. 작품 속 의미와 작가의 가치관을 파헤치는 일이 재밌었다. 그 재미를 따라 한남대학교 국어국문창작학과에 왔다. 그런데 막상 와보니 예상과 다른 점이 많았다. 늘 싫어했던 한국어 문법이 나와 잘 맞았다. 문학 작품은 내가 예상했던 방식으로 배우지 않았다. 현대인의 해석이나 철학보다 역사와 작가의 삶을 먼저 배웠다. 그리고 나는 늘 혼자 생각하고 해내는 방식이 편했다. 그런데 디지털 문학 수업을 통해 달라.. 도망친 자리서 링크가 생겼다 * 이 글은 하이퍼 레터 14.0(2026.06.26발행)에 게재되었습니다. 하이퍼 레터 14.0(WEB) 보러 가기하이퍼 레터 14.0(PDF) 보러 가기 때는 2024년, 내가 고3이던 시절. 나는 커미션과 외주 작업을 통해 상업 활동을 하는 그림작가였다. 날 때부터 줄곧 한평생 그림을 그려온 덕에, 또래에 비해 남 부러울 것 없는 실력으로 간간이 수익을 냈다. “미성년자인 지금도 나름 괜찮은 수익을 내는데, 성인이 되고 나서는 어떨까?” 그 생각을 하던 매 순간순간은 그림이 설레고 즐거웠다. 그 기분만으로도 영원히 그림만 그리고 살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러나 그 믿음은 머지않아 "딸깍" 소리와 함께 산산조각 나버렸다. 사람들이 AI 생성 일러스트를 선호하기 시작한 것이다. 원하는 일러스트쯤이야 .. AI의 언어와 인간의 지문: ‘AI 정동 시학’에 대하여 * 이 글은 하이퍼 레터 14.0(2026.06.26발행)에 게재되었습니다. 하이퍼 레터 14.0(WEB) 보러 가기하이퍼 레터 14.0(PDF) 보러 가기 편집자주 생성형 AI가 시를 쓰고 소설을 창작하는 시대, 우리는 문학의 고유성은 어디에 남아 있는지 궁금했다. 오랫동안 AI와 문학, 디지털 창작의 가능성을 탐구해 온 박한라 교수는 최근 『시는 쓰이지 않는다』(2026)를 통해 이 질문에 대한 깊은 사유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우리는 그 문제의식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자 원고를 청탁했다. 이 글에서 박 교수는 인간의 몸에 새겨진 미세한 감각과 정동(Affect)을 문학의 출발점으로 제안하며, AI 시대에도 여전히 인간만이 쓸 수 있는 시의 가능성을 탐색한다. 1. 프롤로그: 통계학적 미문(美文).. [디지털문학 용어사전] 멀리서 읽기 (Distant Reading) * 이 글은 하이퍼 레터 14.0(2026.06.26발행)에 게재되었습니다. 하이퍼 레터 14.0(WEB) 보러 가기하이퍼 레터 14.0(PDF) 보러 가기 [정의] ‘멀리서 읽기(Distant Reading)’란 개별 작품을 정밀하게 읽기보다, 다수의 문학 텍스트들을 하나의 대규모 데이터 집합으로 바라보며 전체적인 패턴과 구조를 분석하는 읽기 방식이다.이는 텍스트의 의미와 맥락을 정밀하게 해석하는 전통적 독해 방식과 달리, 텍스트를 거시적으로 바라보며 그 안에 나타나는 패턴과 구조를 분석하는 데 집중한다. 텍스트 전체의 경향성, 반복 구조, 분포 양상, 시각화 결과 등을 주요 분석 대상으로 삼으며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디지털 기반 문학 연구 방법으로 간주되기도 한다. [형성과 적용]‘멀리서 읽기’는 .. 파편에서 나비로 — <Butterfly> 창작기 * 이 글은 하이퍼 레터 14.0(2026.06.26발행)에 게재되었습니다. 하이퍼 레터 14.0(WEB) 보러 가기하이퍼 레터 14.0(PDF) 보러 가기 ▲ 실행 모습. (이미지를 클릭하면 작품을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1. 나는 무엇인가 이 간단한 질문에서부터 시작한 디지털 아트 작품인 는 ‘나를 이루고 있는 것과 그 형태’를 표현하고 있다. 모니터라는 텅 빈 가상의 캔버스 위로, 조각난 텍스트 파편들이 무작위의 색상을 입은 채 흩어진다. 일률적으로 내려앉는 기존의 시적 문법에서 벗어난 이 글자들은, 관객이 마우스를 쥐고 움직임에 따라 유기적인 곡선을 그리며 하나의 '나비'로 직조된다. 마우스의 궤적을 따라 아련하게 남는 잔상은 과거의 기억이자 나비의 날갯짓이 남긴 가루이다. 즉 이 작품은.. AI시대에도 문학은 읽히는 순간마다 완성된다 * 이 글은 하이퍼 레터 14.0(2026.06.26발행)에 게재되었습니다. 하이퍼 레터 14.0(WEB) 보러 가기하이퍼 레터 14.0(PDF) 보러 가기 우리는 오랫동안 예술을 창작자의 것으로 이해해 왔다. 작가가 쓴 소설과 화가가 그린 그림. 그렇기에 작품의 의미 역시 창작자의 의도 안에 존재한다고 생각해 왔다. 한 편의 시를 읽을 때에도 우리는 "작가는 무엇을 말하고 싶었을까"를 먼저 질문한다. 예술은 창작자의 내면을 표현하는 행위이며, 작품은 그 결과물이라고 믿어온 것이다. 그러나 문학 이론은 이미 오래전부터 다른 가능성을 이야기해 왔다. 작품의 의미는 창작자가 아니라 독자가 만들어낸다는 주장이다.대표적으로 프랑스의 비평가 롤랑 바르트는 「저자의 죽음」에서 작품의 의미를 저자의 의도 속에서 찾.. 비주얼 디포엠의 시학: 감각적 구조와 의미 생성의 논리 * 이 글은 하이퍼 레터 14.0(2026.06.26발행)에 게재되었습니다. 하이퍼 레터 14.0(WEB) 보러 가기하이퍼 레터 14.0(PDF) 보러 가기 ※ 이 글은 [장노현, 「디지털 포엠의 장르 실험」, 『한국언어문화』88, 2025]의 일부입니다. 따라서 인용 시에는 이 논문을 출처로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비주얼 디포엠(Visual Dipoem)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텍스트, 이미지, 그래픽 요소들을 가공하고 조형함으로써, 시적 경험을 시각적으로 재구성하는 새로운 디지털 시 장르이다. 여기에서는 텍스트의 글자 크기, 색상, 투명도를 비롯하여 글자 배열의 형태와 위치, 그리고 공백 같은 시각적 요소를 단순한 꾸밈이 아니라 시의 본질적 구성요소로 간주한다. 이로써 언어의 시각성과 물질성이 시적 .. 디지털 포엠 창작: 언어의 빈틈에 감각을 채우다 * 이 글은 하이퍼 레터 13.0(2026.03.18발행)에 게재되었습니다. 하이퍼 레터 13.0(WEB) 보러 가기하이퍼 레터 13.0(PDF) 보러 가기 보통 문학 작품을 쓴다고 하면 사람들은 ‘글을 쓰는 일’을 떠올린다. 문장을 고르고, 단어를 다듬고, 문단을 연결하는 일. 대부분의 문학은 그렇게 만들어진다. 그러나 ‘언어’라는 것은 세상의 모든 것을 표상하지 못한다. 언어는 세상에 수렴하지만 완전히 채우지는 못하여, 메우지 못하는 빈틈은 반드시 존재하게 된다. 이 빈틈은 때때로 감각의 영역에서 드러난다. 어떤 기억은 정확한 문장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형태로 떠오르고, 어떤 감정은 단어로 옮기는 순간 이미 다른 것이 되어버리기도 한다. 미워하지만 잊을 수 없는 사랑, 눈이 부시게 화창해 울렁거렸던 날.. 이전 1 2 3 4 ··· 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