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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자 인터뷰

하이퍼서사 <두꺼비/뻐꾸기 하우스> 김선규 작가 인터뷰

 

 

* 이 글은 하이퍼 레터 2.0에 개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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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하이퍼서사 작품 <두꺼비/뻐꾸기 하우스>의 창작의도가 무엇인가요?

A1. 이 작품을 처음 기획할 땐 그냥 머릿속을 스쳐 지나가는 그림에 착안해서 기획했습니다. 이후 뼈와 살을 만들며 기획의도에 대해 고민했어요. 왜 이런 그림이 떠올랐을까. 제 나름의 결론은 인간의 범주에 관한 고민이 이 같은 기획으로 나온 것 아니었을까 하는 겁니다. 인간에게서 태어나야 인간일까? 태어나는 일이 인간을 결정한다면, ‘엄마가 나를 인간으로 만드는 것인가? 그런 의문이요.

 

Q2. 하이퍼서사 작품 <두꺼비/뻐꾸기 하우스>에서 활용한 다양한 하이퍼서사 기능으로 무엇이 있나요?

A2. 처음 기획과 달리 많은 요소를 집어넣진 못했습니다. 다선형 구조, 링크, 폰트, 글자배열, 이미지 등을 골고루 사용하려고 노력했습니다. 특히 순환링크 닫힌 링크 같은 기능의 배치를 꼭 넣고 싶어서 오래 고민했습니다. 남들과 다른 점이라면 창작보고서 대신 수용설명서를 만들었다는 점입니다. 하이퍼서사는 수용자에게도 굉장히 낯선 장르이기 때문에 자세한 설명서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미지 생성과정에서 미드저니를 적극 활용해 본 것도 큰 수확이었습니다.

 

Q3. 하이퍼서사 작품 두꺼비/뻐꾸기 하우스>을 창작하시면서 하이퍼서사 장르에 대해 든 생각이나 느낀 점이 있으신가요?

A3. 저 개인에 국한된 문제일 가능성이 높지만, 아직은 창작의 난이도가 상당한 장르입니다. 인터랙션에 기반한, 놀이형태의 창작물이 점점 대세가 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절실히 느꼈습니다. 또 그런 시장에서 창작자로 살아남기 위해선 글쓰는 능력만으론 부족하다는 생각도 많이 했습니다. 내가 다른 능력을 골고루 갖추거나, 다른 능력을 제공할 수 있는 좋은 동료들을 구하거나, 둘 중 하나는 창작자로 살아남기 위해 반드시 필요할 것입니다.

 

Q4. 하이퍼서사 작품 <두꺼비/뻐꾸기 하우스>을 창작하실 때 특별히 신경을 기울이신 부분이 있다면 어떤 것일까요?

A4. 다선형 구조에 대해서 정말 많이 고민했습니다. 기획에서는 적게는 다섯 개의 서사줄기, 많게는 일곱 개의 서사줄기가 있었는데 다 살려내지 못한 게 아쉽습니다. 또 하이퍼서사를 배울 땐 기존 서사 작품들과 다른 사건 개연성과 서사 내에서 독자가 헤매게 하는 기능이 인상깊었는데, 막상 창작에 적용하려니 잘 안됐습니다.

 

Q5. 작가님께서 생각하시는 하이퍼서사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A5. 게임(놀이)문화에서 참여자(수용자)가 서사를 제어한다는 감각은 굉장히 강력합니다. 이전의 창작세계에선 창작자만이 세계의 운명을 쥐고 흔들었지만, 게임의 세계에선 참여자가 세계의 운명을 쥐고 흔듭니다. 인간은 항상 양가적 동물이기 때문에 통제하고 싶은 욕구와 통제되고 싶은 욕구를 동시에 느낀다고 봅니다. 게임은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주고 그 안에서 참여자가 세계를 통제하도록 안배합니다. 하이퍼서사는 게임과 거의 같은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이런 게임성이야 말로 하이퍼서사의 가장 강력한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